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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내 나이 서른 그리고 수술

by 김쟁구뿅뿅이 2019. 2. 4.

실시간 서울 어느 대학동 카페에서

누구나 인생은 첫 경험의 연속이기때문에 도전하고 또 넘어진다.

그래서 설레기도 하지만, 때로는 삶의 무의미함에 냉소적일때가 있다.

나는 이번겨울 그러니까 2019년 01월 19일 홀로 스노우보드를 타다가 상급자코스에서 쇄골이 부러져버렸다.
처음으로 크게 다쳐보았고 현재는 수술하고 많이 좋아졌다.

초보자로써 그건 도전이자 모험이었고, 넘어졌다.

이번에 다치면서 그리고 첫 정형외과 수술을 하면서 깨달은것이 크게 몇가지 있다.

1. 사회성과 생존률의 관계
스노우보드를 혼자타러갔기때문에 쇄골이 부러졌을때 상급자 정상에서 나는 지나가는 스키어의 도움과 패트롤의 도움, 의무실의 도움, 대학병원의 응급실 간호사와 의사의 도움을 받고서 택시와 버스의도움, 전철의 도움, 식당의 도움, 어머니의 원조, 정형외과 전문의의 집도, 생명보험의 실비의 도움과 현대과학과 기술의 모든 도움을 유기적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았다.
인류의 상생하는 사회성과 동정심 덕분에 난 평생의 팔병신이 될 수 있었음에도 온전해 지고 있다. 난 많은 이들에게 신세를 졌다. 만약 내가 혼자였다면? 상상하기힘들다.

그래서 나도 인류와 사회에 상생할 수 있는 재원으로써 혼자만 야금야금 빼앗아서 살아남기보다도, 앞으로는 충분히 그리고 기꺼이 쓰임받고자 한다.

2. 현대의학기술과 인위성
나는 어릴적부터 인위적인 것에 본능적으로 배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었다. 비포장도로 보다는 잔디와 숲, 자연주의적인 철학, 본질로 회귀하려는 성향등이 있었는데 만약 내가 원시시대사람이었거나 외과적 수술이나 양학이 발달하지못했던 시대에 사는 사람이었다면 역시나 평생 빗장뼈가 어긋난채 유합된 팔병신으로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꽤 멀지않은 옛 사람들은 평균수명이 30대 중후반이어서 마치 동물처럼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기 바빴고, 그 복제된 유전자들도 유산되거나 오래살지 못했었다. 정말이지 '총,균,쇠' 가 인류를 쥐었다폈다 한것처럼, 어쩌면 고도로 분업화,산업화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것은 결국은 인류의 생명을 연장하고 상생하려는 그 모든 생존 행위-섭식과 의료-가 필연적으로 인류를 발전시키지 않았나 생각된다.

난 왼팔의 국소마취와 수면마취를 겸하여 약 2시간의 살을 째고, 뼈를 맞추는 수술을 받았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고 회복도 빨랐다.

삼국지연의의 관우가 전장에서 왼팔에 독화살을 맞고, 화타가 그 살을 도려내어 뼈를 긁어냈을 때 관우가 술로 애써 마취를 했던 내용이 기억났다. 아마 기절해도 모자랄만큼 아팠을것이다.

결국 인위적인것은 인류사회에 필연적이었고, 그것은 무조건 배척할것이아니라 필요에의해 충분히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합법안에있는 인위성은 인류에게 너무나도 큰 혜택을 준다.


삶의 거시적인 철학은 사실 2년정도의 군생활에서 많이 배웠다. 누구나 이등병에서 병장을 거친다. 그러면서 어떤 숫자가 부여되고 그것이 계급이되면서, 선배와 후배라는 위계질서가 잡힌다. 잠깐 빌려사는 삶. 잠깐 왔다가는 삶이란것은 당시에는 티는 안냈지만, 사실 그때 배웠었다.

모든게 처음이기에 실수를하고, 누구는 소위 '스카이캐슬' 처럼 부모나 멘토의 조언에따라 고도로 전문화된 삶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탄탄대로를 살고, 누구는 방황을 한다.

때론 운명이라고하는 사주팔자나 관상, 명리학에 의지하는만큼 사람은 사실 어떤 외부적 환경의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편이 크다고 느끼고있다. 그래서인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은 대단하다.

환경과 상황, 변수, 공포, 삼대욕구(성욕,식욕,수면욕)에 일희일비 되지않으려 불교의 스님이나 철학자들은 자신의 이성으로만 자신의 뇌와 육체를 통제하고 시스템을 통제하려 한다. 그것은 어떻게보면 본능에 어긋난 인위지만, 이제껏 위대한것은 모두 참고 절제하고 본능을 씹어삼키며 끝까지해낸 것들이었다.

21세기 밀레니얼 세대로 태어나서, 과거로 회귀해야한다는 강박적사고에서 약간 벗어나서, 인위적인것과 과학기술의 위대함에대해 재 상기하는 시간이 되었고 그렇게 첫 서른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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