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이맘때에, 당시 서울의 강남 선샤인호텔 "신드롬 클럽" 이라는 곳에서 영업 웨이터(MD)로 있었다.
초등학교 때 에도 요괴분장을 하고서는 동네 아파트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사탕" 을 얻는 귀여운 문화가 있었고 실제로 즐겼었지만,
그 문화가 20대~30대의 청년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는 것은 그때의 광경을 직접보고 알았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누가 더 웃기고 창의적으로 꾸몄는지 시합하는 것 같은 재미난 모습에 적잖이 놀랐었다.
그 괴상한 단결력은 2002년 월드컵과 광화문에 종종 모이는 그런 것 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놀 때는 정말 화끈하게 잘노는구나 그것을 보여줄 명분이 없어 그렇지"
문제는 이것이 서양문화다. 서양문화?
다시 2018년도로 돌아와 보자
진화와 진화를 거듭한 우리나라 배달음식문화와 햄버거, 치킨과 피자. 현지 외국인도 놀랄정도로 맛이 좋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가
나얼이 부르는 소울, 서태지의 난 알아요, 박효신의 가스펠 창법, 도끼의 미국 남부 스러운 랩 이라거나 딘, 크러쉬 등 네오소울 창법. 요새 난리라는 k-pop 문화도 모두 미국의 세련된 정박을 치는 팝과 흑인음악, 일본의 아이돌문화를 합작해 우리나라만의 잘생기고 예쁜 외모를 필두로 승승장구 했다.
곰곰히 들여다보면, 지금 이 문화들에게 신토불이 스러운, 우리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구세대가 갖고 있던 트로트나 타령, 꽹과리 치는 사물놀이, 창 등은 세계무대에 잘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계무대 뿐이랴 내수시장에서도 비주류에 속한다.
그나마 매운음식, 대장금은 흥행했지만 그 이상의 토속적인 것은 많이 없다.
다만, 서양문화나 다양한 각국의 문화를 우리것과 융합한것이 잘먹히는 추세다. 떡볶이에 치즈를 얹거나 하는 모양새 말이다.
일본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구세대 문화의 간극이 있었다. 사무라이라던지 트로트 같은 것이다. 그치만 그들도 "만화" 를 사용해서 구세대의 고질적인 문화를 세련되게 표현하기도 하고, 특유의 창의력으로 독특한 문화를 채색하기도 한다.
이 증거들로 미뤄봤을 때, 우리것은 다른문화와 섞였을 때 빛을 발하지, 우리문화 고유성 자체로는 많이 약한 편이다. 애국심이 있어서 그런지 인정하고 싶진 않다.
때론, "조선사람" 이라고 하면 앞뒤 꽉막힌 유교문화를 벗어나지못한 고지식함의 대명사로, 욕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그나마 우리것이라고하는 것들을 붙잡고있는 현 구세대들이 모두 떠났을 때, 정통한 우리문화가 잔존할지는 의심이 간다.
가령 정통문화인 추석과 설날, 친척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제사도 지내던 그 어린날의 기억들이 벌써부터 희미해진 추억들이 되었다. 친척들은 마냥 불편하고 며느리들은 고생하고, 교통체증까지 여러모로 비효율적인 문화가 죽어가고
빼빼로데이 라던지, 크리스마스, 할로윈 등의 "신" 문화들은 매출도 상승하고 여러모로 즐겁기만 하다.
명분이 없는거다. 명분이 없으니까 감춰져있지 조목조목 따져보면 잘놀고, 재밌고 유쾌한 사람들이다. 이건 내가 그쪽생활을 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페스티벌, 엔터테인을 즐길 명분이 몇 개 없으니 매사 지루하고 근엄해 보일 뿐이다. 잘 놀 수 있는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말 그대로 잠재되는거다.
무엇보다 지역적으로도 큰 문제는, 서울 부산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지역들 각각도 문화적 특색이 매우 약하고 서울에만 집중 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서울로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에는 볼것이 많고 타지역에 비해 새로운 것을 경험 할 기회가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당장 아무 제품의 뒷면을 봐도, 본사는 꼭 서울 역삼동이나 강남 언주 쪽에 분포되있다. 일류 병원들도 마찬가지. 물론 그쪽동네 사는 연예인들이나 고위관료들도 이 문제에 한 몫 한다.
공장들이야 타 지역에 고루 퍼져있지만, 소위 명문 대학들도 "서울" 에 있고 또 교사나 강사들의 부추김도 모두 "그쪽" 에 있다.
일본에가면 도쿄만 가는것이 아니라 오사카나 후쿠오카 홋카이도 큐슈 등 국지적 한계가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 그것은 각각의 도시에 걸맞는 개성있는 문화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왜 잘사는 나라와 비교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잘사는 나라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가령 한국을 처음오는 외국인 이라고 치자. 서울,부산,제주도 빼고 특출나게 갈 곳이 있는지 떠올려보면 된다. 보통 외국인들은 실제로 서울과 제주도 정도만 가고 비행기를 띄운다고 한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한국은 서울에 너무 피가 쏠려있고 손과 발이 되는 타 지역에 대한 혈액순환이 잘 안된다는 단점이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외부압력에서 독립한지도 100년이 채 안됬는데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다.
앞으로 젊은 사람들은 자기지역에 자부심도 없이 깡촌으로 치부하며 재밌고 다른사람들이 알아주는 서울로 계속 몰릴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에서 간직할 건 간직하고 융합해 나가면서 "좀 더 세련된 문화" 를 창출시켜서 배타적으로 억압하기보다, 각 도시에 문화수혈을 해서 국내 모든 도시들이 특색있는, 혈액순환되는 젊은도시가 되길 기원한다.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누구보다 빨리 성장한 나라의 튼살이다.
반복되는 글이다. 버릴건 과감히 버리고, 고유의 전통은 지키고, 잘 섞어서
대한민국 젊은층들의 세상만 남았을 때 멋진 "네오 대한민국" 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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